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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한국‧일본 선수가 레인저스 아닌 셀틱으로 가는 이유는?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이 K리그의 양현준(강원)을 노리고 있다. 이미 한국대표팀 공격수 오현규를 보유하고 있는 셀틱은 양현준 외에도 2명의 한국 선수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게다가 셀틱은 6명의 일본 선수가 소속된 팀이기도 하다.셀틱에서 뛰었거나 현재 소속되어 있는 동북아시아의 국가대표 선수는 13명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8명을 배출한 일본을 선두로 한국(3명), 중국(2명)이 뒤를 따르고 있다. 셀틱이 특히 일본과 한국 선수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아시아 축구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클럽과는 달리 셀틱은 전통적으로 아시아 선수에 개방적인 팀이다. 셀틱이 영입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는 인도 출신의 아마추어 모하메드 살림이다. 맨발로 축구를 했던 살림은 관계자들을 매료시켰고, 1936년 셀틱의 일원이 되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 셀틱은 실력만 보고 선수를 뽑은 것이다.2000년대 들어 아시아 선수들의 셀틱행은 본격화된다. 일본대표팀의 나카무라 슌스케는 2005년 셀틱에 입단해 4시즌 동안 128경기에 출전해 29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슌스케는 2007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스코틀랜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기성용 선수가 2009년 셀틱에 입단할 당시에는 이미 클럽에 중국의 정즈와 일본의 미즈노 코키가 있었다. 유럽의 한 클럽에서 한중〮일〮 선수가 같이 뛰는 최초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셀틱이 아시아 선수 영입에 좀 더 적극적인 것은 2021년부터 2년 동안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끈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영향 때문이다. 그리스 출신의 호주인 포스테코글루는 호주대표팀을 아시안컵 정상에 올려놓았고,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셀틱 감독이 된 그는 자신이 잘 아는 일본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도적 변화도 셀틱의 동북아시아 선수 영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 출신 선수도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에서 뛰려면 워크 퍼밋(취업 비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럽 선수 영입이 까다롭게 바뀐 덕분에 영국리그를 목표로 하는 비유럽 선수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스코틀랜드 리그가 EPL보다 느슨한 워크 퍼밋 규정을 가진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게다가 잉글랜드나 유럽 부자 구단들에 비해 자금이 넉넉지 않은 셀틱에게 아시아리그에서 건너오는 선수들의 저렴한 몸값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후루하시 쿄고, 마에다 다이젠, 하타테 레오는 셀틱이 J리그에서 비교적 적은 돈으로 영입하고도 성공한 케이스다. 이러자 리그의 하이버니안과 머더웰 등도 재능 있고 가성비가 좋은 J리그의 젊은 선수와 계약을 맺게 된다. 셀틱을 얘기할 때 레인저스가 빠질 수 없다. 스코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두 클럽이 맞붙는 ‘올드 펌 더비’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다. 이들의 경기는 축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셀틱과 레인저스가 가진 라이벌 의식은 종교(가톨릭 vs 신교도), 정치(노동당 vs 보수당), 민족(아일랜드 이민자 vs 스코틀랜드 원주민) 등의 이유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레인저스를 거쳐 간 동북아시아 세 나라의 국가대표 선수는 몇 명일까? 한 명도 없다.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도 결과는 똑같다. 클럽은 151년 역사 동안 총 51개국의 국가대표 선수를 영입했으나, 단 한 명의 아시아 선수도 여기에 속하지 못했다.레인저스가 철저하게 아시아 선수를 외면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필자는 다각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팬클럽 게시판도 뒤졌고, 질문을 올려 그들의 답변도 들었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 레인저스는 셀틱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아시아 시장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레인저스의 폐쇄성은 그들의 반가톨릭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20세기 초부터 레인저스는 가톨릭교도 선수와 계약하지 않았고, 가톨릭 교인은 클럽에 취업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가톨릭교도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레인저스를 떠난 선수도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1989년 가톨릭 신자인 모 존스턴을 영입하며 폐지됐다. 그러자 팬들은 자신의 시즌 티켓을 불태우며 강력히 반발했다고 한다. 선수단 내에서도 불만이 나와, 존스턴 영입 기자회견에 참석한 레인저스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그에 반해 셀틱은 선수를 영입할 때 종교를 문제 삼은 적이 없다. 클럽이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라는 불문율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레인저스 팬도 일부 있다. 물론 이런 주장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인전스가 예전에 가졌던 반 가톨릭 정책도 불문율이었고, 클럽은 당시 이러한 정책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던 전력이 있다.2022 월드컵이 끝난 후 셀틱과 레인저스 등이 조규성 선수를 노린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레인저스의 팬클럽인 ‘아이브록스 노이스(Ibrox Noise)’는 홈페이지와 독일의 축구미디어 ‘원 풋볼’ 등을 통해 상당히 거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레인저스의 명성을 이용해 선수의 가치를 높이려는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 레인저스는 아시아 선수나 시장에 관심이 없다. 클럽의 시장은 유럽에 국한한다”고 한다.필자가 특히 놀란 점은 조규성을 가리켜 “Sung or whatever(성이든 뭐든, 성은 조규성을 의미)”라고 표기한 것이다. 또한 “레인저스 팬들은 아시아 선수보다 치킨차우멘(chicken chow mein, 중국식 볶음국수)에 관심이 더 많다”라는 표현에서도 인종차별을 느낄 수 있었다. 셀틱 소속의 일본 선수가 일부 레인저스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스코틀랜드 리그에 관심이 있는 축구 선수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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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이탈리아 축구가 둘째라면 서러워할 것, 인종차별①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대한민국은 연장 후반에 터진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에 2-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찌질한 복수는 바로 시작됐다. 다음날 당시 안정환의 소속팀이었던 이탈리아의 페루자 구단주는 그와의 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I have no intention of paying a salary to someone who has ruined Italian football(이탈리아 축구를 망친 안정환에게 월급을 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민족주의자라고 밝힌 구단주는 “안정환은 다시는 페루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이 유럽인이었어도 저런 발언이 나왔을까? 일개 팬이 홧김에 보인 반응이 아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세계 최고 프로축구리그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세리에A 구단주의 발언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경솔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이탈리아 축구에 뿌리 깊게 박힌 인종차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 집에 있던 안정환의 승용차는 박살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 마피아는 그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불똥은 아시아인 전체로 퍼졌다. 이탈리아에 있던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한국인’ 취급당하며 모욕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다른 서유럽국가에 비해 인종차별이 유독 심하다. 2017년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는 서유럽 15개국 국민의 민족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22개 질문의 대답을 바탕으로 퓨리서치센터는 0에서 10까지의 범위를 갖는 님(NIM: Nationalist, anti Immigrant & Minority) 척도를 만들었다. 님 척도의 숫자가 높을수록 타민족에 대한 거부감이 높음을 보여준다. 조사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5.01 이상의 점수를 받은 국민의 점유율은 15%~25% 사이였다. 스웨덴은 단지 8%의 국민만이 5점 이상을 기록했고,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16%를 보여줬다. 그에 반해 이탈리아는 5점 이상을 기록한 국민이 무려 38%로 나타났다. 서유럽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국가는 이탈리아였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다른 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탈리아 사회에서 외국인 혐오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탈리아의 한 연구에 의하면 인터뷰 대상자의 55%가 인종차별적 행위를 정당화했다고 한다. 또한 로마에 위치한 정치사회연구소(Eurispes)가 2020년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이탈리아인의 15.6%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대학살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사회 지도층의 인종차별 발언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한테 “선탠까지 했다”는 상식 밖의 농담으로 구설에 올랐다. 우파정당인 북부연맹의 수장이자 상원 부의장인 로베르토 칼데롤리는 2013년 이탈리아 정부의 첫 흑인 장관이 된 세실 키엥게를 가리켜 “그녀를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는 막말을 던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칼데롤리는 “농담이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이 밖에도 북부연맹의 한 여성의원은 아프리카인이 2명의 여성을 성폭행 한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키엥게 장관을 강간해야 한다”라는 끔찍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인종차별이 일상적인 나라라는 것을 감안해도, 키엥게 장관에 대한 언어 공격은 충격적이었다. 아울러 축구장에서 흑인 선수를 조롱하기 위해 바나나를 던지듯이, 키엥게 장관에게 바나나를 투척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은 남녀노소, 도시와 시골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좌우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18~19세기 유럽의 열강들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일 때 통일도 못 이룬 이탈리아는 이에 합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식민지 국가들과 가진 문화적, 인적 교류를 이탈리아는 경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들은 타 인종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캄파닐리즈모(campanilismo, 이탈리아어 종탑에서 파생된 단어로 지역마다 중심에 있는 성당 종탑의 종소리를 같이 듣고 사는 사람들의 강한 유대감을 의미)로 표현되는 이탈리아 특유의 지역주의와 가족주의 문화도 타 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 역사적으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아일랜드와 더불어 이민을 보내는 나라였지, 받아들이는 나라가 아니었다. 이러한 나라에 1980년대 후반 비 유럽 출신 노동자 유입이 본격화했다. 이탈리아는 빠르게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화했고, 최근에는 지중해를 통해 난민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게다가 지금도 남아있는 파시즘의 유산과 베니토 무솔리니에 대한 향수,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제 침체에 이어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심리도 타 인종에 대한 거부감에 힘을 실었다.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고통받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 사회나 축구리그에서 인종차별은 개선되지 않았다. 도리어 2019년 당시 인터 밀란 감독이었던 안토니오 콘테는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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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인종차별? 손흥민은 이미 편견과 싸워 이겼다

우연히 만난 흑인 시드니(웨슬리 스나입스)와 백인 빌리(우디 해럴슨)가 길거리 내기 농구를 하며 우정을 쌓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있다. 국내에는 ‘덩크 슛’으로 알려진 이 영화의 원제는 ‘White Men Can't Jump(백인은 점프를 못한다)’이다. 시드니는 빌리의 농구 실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백인은 점프를 잘할 수 없기 때문에, 시드니는 빌리가 덩크 슛을 못한다고 계속 놀린다. 스포츠 세계에는 “백인은 점프를 못한다”와 함께 “Black men can't swim(흑인은 수영을 못한다)"이라는 스테레오 타입(stereotype, 고정관념·편견)이 널리 퍼져 있다. 아울러 서양인들은 아시안이 수학에 능하고 공부를 잘해서 회계사, 의사, 엔지니어 같은 직종에서 두각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반면 아시아인은 스포츠를 못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영국에는 “Asians can’t play football(아시안은 축구를 못한다)”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아시안은 남아시아(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출신을 의미한다. 영국 인구의 7%인 약 350만명이 남아시안 혈통이다. 하지만 2022년 이들이 1~4부 프로축구리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5%에 불과하다.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남아시아인은 4명뿐이다. 많은 남아시안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지만, 극소수만이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선입견에 사로잡힌 영국 프로축구 스카우트들은 이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고 한다. 동북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남아시아와는 달리 EPL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쑨지하이는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2002년 EPL에서 최초로 골을 기록한 동북아시아 선수였다. 현재까지 14명을 EPL에 보낸 한국을 선두로 일본(10명)과 중국(7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몇몇 선수는 EPL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영국축구계는 이들의 ‘축구 실력’보다 동북아 선수를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익 증대’에 더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을 이용해 클럽은 더 많은 셔츠를 판매할 수 있고, 새로운 스폰서십과 더 비싼 TV 중계권 계약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7시즌을 보낸 박지성은 맨유가 리그 정상을 4번 차지하는 데 기여했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아시아 선수였다. 맨유 시절 박지성은 ‘Three-Lung Park(3개의 폐를 가진 박지성)’이라는 닉 네임을 얻었다. 엄청난 체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그라운드를 누볐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선수였지만, 그조차도 미묘한 편견에 시달렸다. 잉글랜드 축구계가 가진 동북아시아 선수들을 향한 스테레오 타입 중 하나가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긍정적인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들은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체력을 바탕으로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는 뜻도 함축하고 있다. 창의력과 재능이 부족하다는 아시아 선수들은 기술로 칭찬받은 적이 없다. 돋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이들의 미덕으로 포장될 때도 있었다. 2021~22시즌 손흥민은 EPL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페널티킥 없이 필드골로만 23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공동)득점왕에 올랐고, 소속팀 토트넘을 4위로 이끌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주관하는 ‘올해의 선수(Player of the Year)’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게다가 ‘올해의 팀(Team of the Year)’에도 선정되지 않았다. 이렇게 손흥민이 외면받자 팬들의 성토와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객관적인 자료를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PFA 상은 동료 선수의 투표로 결정된다. 문제는 선수들이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심사숙고하여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친분이 있거나 유명 선수에게 투표한다는 것이다. 또한 낮은 투표율과 시즌이 종료되기도 한참 전에 시작하는 투표 시기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번 시즌의 손흥민과 같이 리그 종반에 특히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주장도 널리 퍼져 있다. 과거 기록을 통해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를 살펴보자. 1992~93시즌 출범한 EPL에서 득점왕이 PFA 올해의 팀에 오르지 못한 적은 11번 있었다. 이들의 국적은 잉글랜드(테디 셰링엄, 앤디 콜, 크리스 서튼, 디온 더블린, 마이클 오언), 네덜란드(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뤼트 판 니스텔로이), 아르헨티나(세르히오 아구에로), 가봉(피에르 에메릭오바메양)과 이집트(모하메드 살라)다. 특히 하셀바잉크는 득점왕에 2번(공동, 단독 각각 1번)이나 올랐는데도 올해의 팀에 선정되지 못했다. 2010~11시즌 이후로 EPL 득점왕이 PFA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못 올라간 적도 5번 있었다. 이들의 국적은 불가리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아르헨티나(아구에로), 가봉(오바메양), 이집트(살라), 잉글랜드(제이미 바디)다. 이렇듯 득점왕이 PFA 시상식에서 소외된 경우는 꽤 많았다. 이들의 국적과 인종도 다양한 편이다. 따라서 손흥민이 인종차별 때문에 PFA 시상식에서 제외됐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축구계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 선수에 대한 선입견에 상반되는 새로운 캐릭터다. 그는 매력적이고 언제나 웃고 있다. 폭발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극적인 골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내성적인 다른 아시아 선수들과 달리 손흥민은 동료뿐만 아니라 상대 팀 선수, 감독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그는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는 독일어로, 지금은 영어로 인터뷰도 수월하게 소화한다. 지난겨울 영국 도시 곳곳에는 손흥민을 모델로 프리미어리그를 현지 팬들에게 홍보하는 광고판까지 등장했다. 그는 아시아 출신으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존재해온 편견을 바꾸기는 정말 어렵다. 잉글랜드 혹은 유럽축구계는 아직 아시아 출신을 최고의 선수로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어있다. 손흥민 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다시 등장하지 않으면, 서구인들은 “그는 이례적인 케이스였어”라고 치부할 게 뻔하다. 그리고 “아시안은 축구를 못한다”는 선입견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손흥민은 지금 외로이 서구인이 가진 스테레오 타입에 맞서고 있다. 그를 롤 모델 삼아 제2, 제3의 손흥민이 계속 나오길 희망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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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에스타 일본 탈출? 도쿄올림픽 조직위 전전긍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포가 스포츠계 전반에 번지고 있다. 특히나 동북아 삼국(한·중·일) 프로스포츠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무단이탈 첫 사례가 나왔다. KT 미국인 선수 앨런 더햄(32)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소속팀에서 자진 퇴단해 27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더햄이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건 외국인 선수의 공포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프로농구의 외국인 선수들은 어울려 지내며, 한데 모여 정보도 공유한다. KT 관계자는 “바이런 멀린스(31)도 ‘코로나19 때문에 뛰고 싶지 않다’고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도 한국을 떠나게 됐다. 프로축구 분위기도 비슷하다. 한 지방 연고 팀 관계자는 “최근 팀 내 브라질 선수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가족이 걱정된다. (가족을) 당장 고향으로 돌려보내야 하나’ 물어와 난감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의 프로축구도 비상이다. 리그 개막은 4월 이후로 미뤘고, 많은 구단이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연장해 귀국을 미루는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 이탈도 가시화됐다. 창춘 야타이 소속 공격수 리차리오 지브코비치(24·네덜란드)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버텼다. 결국 구단은 지난달 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임대 선수로 보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31), 오스카(29·이상 상하이 상강), 무사 뎀벨레(33·광저우 푸리), 마루앙 펠라이니(33·산둥 루넝) 등 중국에서 뛰는 외국인 스타들이 가능한 한 빨리 중국을 벗어날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한국에 이어 동북아 삼국 중 가장 늦은 25일 프로축구 일정을 연기한 일본 J리그도 ‘외국인 선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26일 “코로나19로 J리그 일정이 늦춰진 만큼, 전 스페인 국가대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 등 외국인 선수의 탈일본 러시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6일까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91명이다. 조만간 1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외국인 선수의 공포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달 초(9일) FC도쿄의 브라질 선수 아르투르 실바(24)는 “지하철도 맘 편히 타지 못하는 상황을 계속 견딜 수는 없다.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악화하면 미련 없이 일본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J리그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우려하는 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와 비슷한 분위기가 재연될까 하는 점이다. 당시 여진 가능성과 방사선 누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본 프로야구와 J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일본을 떠났고, 리그 분위기는 심각하게 침체했다. 특히 연봉 300억원인 ‘특급 스타’ 이니에스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일본을 떠날 경우 도쿄올림픽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도쿄올림픽을 향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시선도 예전과 달라진 분위기다. 딕 파운드(78·캐나다) IOC 위원은 26일 “코로나19 때문에 도쿄올림픽을 치르기 어렵다면, 대회를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바꾸기보단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올림픽조직위가 발칵 뒤집어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2.28 07:47
스포츠일반

'국제 스포츠 발전 협력 위해'... ISF-2018평창기념재단, MOU 체결

(재)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이하 ISF)와 2018평창기념재단(이하 기념재단)이 5일 강원도 평창 기념재단 사무실에서 상호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두 재단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의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보존 및 확산을 통한 국제스포츠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두 기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위원이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에 따라 두 기관은 △국제스포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정보 공유 및 스포츠 외교활동 지원 △국제스포츠 회의 유치와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인력 파견 및 행정적 지원 △올림픽 가치 교육과 스포츠 캠프 운영에 대한 상호 협력 등 다방면에서 교류할 예정이다. 박주희 ISF 사무총장은 “이번 협약으로 두 기관의 협력체계 구축 및 인프라 상호 공유가 기대되며, ISF가 보유한 국제스포츠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 지식과 기념재단의 다양한 활동 및 경험을 통해 평창올림픽 유산 계승과 올림픽 가치 전파를 위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확신한다.”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장진상 2018평창 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성공적으로 개최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 계승과 확산에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추진해 나아갈 것이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체육 진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ISF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국제협력을 도모하여 국제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IOC,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IFs(국제연맹) 등 국제스포츠 기구들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국제스포츠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여 국내 관계자들에게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념재단은 성공적으로 개최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유산을 계승하고 올림픽 가치 실현을 통한 대한민국 동계스포츠발전과 동북아스포츠교류 기반 역할을 위해 지난 3월 창립됐다.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19.09.06 16:14
연예

파라다이스시티, ‘2019 코리아 오픈 댄스스포츠 월드 챔피언십’ 후원

파라다이스시티가 댄스스포츠 국제 대회 ‘2019 코리아오픈 댄스스포츠 월드 챔피언십 아시안투어’를 공식 후원한다. ‘2019 코리아오픈 댄스스포츠 월드 챔피언십’은 3월 2일 파라다이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한국프로댄스평의회와 아시아오픈 조직위원회·누에보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70여 개국의 세계 톱 랭킹 프로·아마추어 선수 2800여 명이 참가한다. 올해 7회째인 이 대회는 세계댄스평의회(WDC)와 아시아댄스연맹(ADO)에서 공인받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 댄스스포츠 투어로, 매년 2~3월에 아시아 5개국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된다. 파라다이스시티는 국내 특급호텔 기준 최대 규모 컨벤션 시설을 비롯해 LPGA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공식 호텔 지정·‘스파르탄 레이스 코리아’ 후원 등 역량을 인정받아 개최지로 선정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외국인 참관 비율이 높은 데다 영국 댄스스포츠 전문 채널인 DSI TV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계정현 IR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은 “개장 이후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한 파라다이스시티가 영역을 확장해 국내 최대 규모의 댄스스포츠 국제 대회를 공식 후원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며 “최상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해 이번 대회의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나아가 동북아 스포츠 마케팅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2019.02.27 07:00
야구

과거 인터뷰로 본 정운찬의 KBO 리그 밑그림은?

정운찬(70) 총재 추천자는 야구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야구를 총지휘하는 KBO 수장으로 마음속에 두고 있는 프로야구의 밑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중 재학 시절 야구부 생활을 한 정운찬 총재 추천자는 총리직에서 사퇴한 이후에도 이따금씩 잠실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했다. 야구 규칙도 전문가 못지않게 꿰뚫고 있을 만큼 야구 지식이 해박했다. 정운찬 총재 추천자는 과거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KBO 리그의 발전을 위해 소신 있는 자신의 철학과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런저런 미디어 인터뷰에서 그의 한국 야구에 대한 생각 그리고 설계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한국 야구는 최근 몇 년간 8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아직도 각 구단은 모 그룹의 지원에 기댈 만큼 자생력이 없다. 정 총재 추천자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동반 성장'이 프로야구에도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팀들이 재벌 이름을 앞세우고 하지 않나"라며 "하루빨리 수익 개념을 확립해 자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 지원을 강조했다. "특히 시민들이 야구를 즐기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면 저렴한 비용에 구장을 장기 임대해 주는 등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FA 몸값 상승과 선수 간 연봉 격차에 대해선 프로야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각 구단이 퓨처스리그 운영을 건실히 하고 좋은 선수를 많이 길러 고액 연봉 선수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2700만원으로, 최고 연봉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롯데 이대호의 25억원이다. 정 총재 추천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야구 저변이 좁다. 2군을 제대로 운영하면 선수에 대한 대우가 좋아질 것이다. 그러면 3군이 생길 것이다"라며 "야구 관계자들이 인식을 바꾸고,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야구팬 입장에서 동반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토대를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의미다. 아시아 야구의 연대에 대한 구상 또한 귀 기울일 만하다. 그는 과거 신문 기고를 통해 "동북아리그를 만들어 아시아에서 시장을 넓히면 선수 유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돔구장 건설에 대해선 "인기 없는 발언일지 모르지만 반대한다. 야구는 '들야(野)' 자 야구다. 야외에서 해야 야구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구장은 응원이 너무 시끄럽다.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이해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개선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소신 발언을 한 적 있다. 정규 시즌 경기당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17분. KBO 리그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평균 3시간대를 넘어선 메이저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정 총재 추천자는 이에 대해 "집사람하고 야구장을 자주 가는데 어느 순간 ‘시간이 너무 길다’며 같이 안 가겠다고 하더라"고 경험담을 소개하며 "여성 관중을 위해서라도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구를 정치와 비교하는 건 야구에 수치"라는 정 총재 추천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페어(Fair·공정한) 정신'을 꼽는다. KBO 리그는 최근 심판 금품 수수와 불법 도박, 승부 조작으로 홍역을 치렀다. 정운찬 총재 추천자가 KBO 리그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 내고 선수와 구단 그리고 팬들까지 어떻게 동반 성장을 이끌어 낼지 기대를 모은다. 이형석 기자 2017.11.30 06:00
축구

정몽규 축구협회장, FIFA 평의회 입성 소감

"어렵게 평의원이 됐으니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세계 대회 국내 개막에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당선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표정은 밝았다.정 회장은 오는 20일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을 앞두고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0 대표팀과 세네갈의 평가전 현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정 회장은 미소 띤 얼굴로 FIFA 평의회 위원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8일(한국시간)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무투표로 당선에 성공해 오는 2019년까지 2년 동안 FIFA 평의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한국인으로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활동한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 이후 두 번째다.정 회장은 "FIFA 평의회 위원에 선출됐다. 아시아와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며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선거에서 아쉽게 낙선한 정 회장은 재도전 끝에 2년 만에 FIFA 평의회에 입성해 기쁨도 두 배로 컸다. 그는 "이번에도 쉽지 않은 선거였다. 결과적으로는 무난했지만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고 돌아보며 "어렵게 평의원이 된 만큼 한국과 아시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FIFA 핵심 기구에 입성한 정 회장은 '2030 월드컵 공동개최'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은 물론 북한까지 4개국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해 동북아시아를 아우르는 '평화의 대회'를 열겠다는 의지다.정 회장은 "기본적으로 48개국이 월드컵에 참가하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한 나라에서 대회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 대규모 구장을 짓는 것도 재정상 부담이 크다"며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역시 2~3개국을 비롯해 최대 4개국까지도 공동 개최에 동의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한중일 3개국은 물론 북한까지 공동 개최에 나설 경우 전무후무한 '통합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정 회장은 "2026년은 힘들겠지만 2030년 월드컵의 경우 각 나라의 협조를 얻으면 공동 개최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북한의 참여에 대해서는 "한중일이 기본 틀에 대해 먼저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북한도 동아시아 연맹 주요 국가인 만큼 앞으로 2, 3년 안에 많은 토의가 있지 않겠는가. 우선은 2026년 월드컵 개최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양=김희선 기자 2017.05.15 06:00
경제

진에어, 연내 상장 추진

진에어가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진에어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실사 및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세부 일정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이로써 진에어는 본격적으로 상장 작업을 시작해 연내에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진에어는 상장을 통해 재무건전성 강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 투명경영 및 윤리경영, 기업 인지도 및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이를 통해 창립 10주년이 되는 2018년을 제2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국내는 물론 동북아시아 리딩 LCC로 발돋움 한다는 방침이다.진에어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성장 사업기반을 구축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2018년까지 항공기를 8대 도입해 30대(B737-800 24대, B777-200ER 6대)로 늘리고, 노선수는 55개로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매출은 2017년 8800억원, 2018년에는 1조원을 돌파해 업계 선두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또한 안전 관련 시설 확충 및 교육 등에 투자해 절대 안전 운항 체제를 확립하고, 여객시스템 개편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2008년 1월 설립한 진에어는 그 해 7월 김포~제주 노선에 첫 취항 후 일본, 중국 및 동남아 등으로 국내외 노선을 늘리며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LCC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인 B777-200ER을 도입해 인천~호놀룰루, 인천~케언스 등에 취항하며 LCC 최초 장거리 시대를 열었다. 장거리라는 신시상 개척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며, 중단거리 위주의 국내 LCC 업계와 차별화된 노선 네트워크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중대형 기재를 장거리뿐만 아니라 여행 수요가 높은 중단거리 노선에도 탄력적으로 투입해 기재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 제고에도 힘썼다.그 결과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7197억원, 영업이익 523억원, 당기순이익은 39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이뤘다. 전년 대비 각각 56%, 76%, 73% 증가한 규모다.특히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나 증가해 국내 LCC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2010년 첫 흑자 달성 후 7년 연속 이뤄낸 것으로 흑자기조를 견고하게 이어가고 있다.진에어는 “상장을 위한 요건은 이미 2014년부터 모두 갖췄지만, 그 동안 여러 대내외적 사항을 검토한 결과 창립 10주년을 모멘텀으로 삼기 위해 올해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성공적으로 상장을 완료해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 이라고 전했다.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2017.04.25 09:37
축구

위기의 동북亞 축구, 중동에 밀려 ‘흔들’

동북아시아 축구의 양대산맥이 흔들리고 있다.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이야기다.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자존심을 단단히 구겼다. 슈틸리케팀은 최종예선 4경기(총 10경기)를 치른 현재 1위 이란(승점10·3승1무),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9·3승1패)에 밀려 A조 3위(승점7·2승1무1패)에 처져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은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는 내년 10월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승리팀은 같은 해 11월 북중미 4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벌여 본선행을 결정짓는 방식이다.9회 연속 월드컵 본설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 축구를 호령해 왔다. 적어도 아시아에선 적수가 없어 보였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팀도 '중동의 강호' 이란과 조 선두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상황은 달랐다. 한국보다 두세 수 아래의 중국(3-2승)과 시리아(0-0무)를 상대로 압도하지 못하던 슈틸리케팀은 12일(한국시간) 이란 원정에선 최종예선 첫 패를 기록했다.이제 한국은 조 선두는 커녕 본선 직행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선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도 실망스런 성적을 내고 있는 건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한국은 다음달 15일 서울울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5차전에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한국의 라이벌 일본도 망신을 당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64·유고슬라비아)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당초 호주와 조 1위 싸움을 벌일 것으로 분석됐다.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승점 7(2승1무1패)의 일본은 선두 사우디아라비아(승점10·3승1무)와 2위 호주(승점8·2승2무)에 이어 B조 3위에 머물러 있다. 연이은 졸전으로 할릴호지치는 입지가 좁아질대로 좁아졌다. 일본 언론은 12일 "이달 중으로 일본축구협회가 기술위원회를 소집하고 할릴호지치의 감독의 연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15일 사우디와 5차전을 앞둔 일본은 대표팀 조기 합숙안을 내놓으며 위기 탈출을 노리고 있다.동북아의 '다크호스'로 꼽히던 중국은 이미 사령탑을 잃었다. 중국의 가오홍보(50) 감독은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에 0-2로 패한 중국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렵게 됐다. 한국과 A조에 편성된 중국은 1무3패(승점1)로 최하위인 6위를 기록 중이다. 피주영 기자 2016.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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